2019 옥도신문/11월

FILAMENT 4주년 2019-11-13

옥도신문 2020. 1. 31. 17:37

――리코리스 종합 병원



【   】

…….



【   】

…분실물? 누가……


뚜벅 뚜벅 뚜벅……



【베니바라】

자 선생, 얼른 마시세요.



【선생】

핫핫하. 이건 굉장하군. 이 격렬함은 마치 대지를 덮은 마그마처럼, 혀를 태우고 목을 익히는군. 실로 자극적이야.



【스이긴】

얼음이라도 씹어드시면 되는 게?



【사이토】

이런, 상냥하기도 하지. 수간호사씨의 말을 삼키시면, 뼛속까지 얼 것 같은데.



【스이긴】

어머, 추우시다면 난로를 쓰시죠. 뛰어들면 금세 따뜻해질 거예요.



【마츠모토】

으히이…. 아, 고, 과, 과자가 마, 마마맛있, 네에…….



【베니바라】

우후후. 어쩜 멋진 날이네요. 오늘의 다과회는 무척 활기차네요. 하지만… 선생.



【선생】

뭐지.



【베니바라】

그 아이는 대체 어디에 가버린 거죠? 문을 두드려도, 돌아오는 건 침묵 뿐… 아아… 제가 싫어져버린 건가요?



【선생】

산책 간 게 아닐까.


쿵 쿵 쿵 쿵



【베니바라】

어머 선생! 발소리예요! 이쪽을 향해……


쿵 쿵 쿵



【베니바라】

무겁고… 딱딱해… 달라……. 그 아이는 좀 더, 조용하고… 가볍고… 아아 어째서….



【선생】

진정하게. 그렇게 서두를 거 없어. 시간은 짧은 것 같지만, 길기도 하지. 자 다과회를 계속하지 않겠나.



【키리시마】

실례합니다.



【사이토】

어라, 키리시마. 무슨 일이니?



【키리시마】

사이토씨, 실은 몇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만, 저택의 약이 떨어져버려서. 다음 임무가 다가오고 있어, 빨리 회복하도록 약을 받으러 왔습니다.



【마츠모토】

아, 미, 미안…… 약의 보충을 잊었어….



【스이긴】

상처약이라면 재고가 있답니다. 그걸 가지고 가시면 될 거예요.



【키리시마】

감사합니다.



【마츠모토】

아, 그, 그럼 준비를….



【선생】

그런데 그 다친 사람이라는 건 자네도인가? 키리시마군.



【키리시마】

아뇨, 저는 거기까진….



【선생】

하지만, 지금의 자네는 완벽하다기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만.



【베니바라】

어머. 소매가 부족하네요. 제가 꿰매드리지요. 귀여운 소매… 레이스와 리본 어느 쪽이 좋으신가요?



【키리시마】

소매?


뚜벅 뚜벅 뚜벅



【   】

…저기.



【키리시마】

음? 그건 혹시…….



【   】

당신의 왼팔?



【키리시마】

아아, 그렇다.



【사이토】

어라, 이거 친절하게도.


저벅저벅



【베니바라】

와주셨네요. 저 계속 기다리고 있었답니다. 자 차를….



【   】

잠깐 기다려. 저 사람에게 돌려줘야해.



【베니바라】

알겠어요….



【   】

자, 여기요.



【키리시마】

주워줘서 고맙다. 조금의 상처를 입었다만, 설마 떨어졌을 줄이야.


꾹꾹



【스이긴】

정말, 붙이는 방법이 조잡하군요. 그 팔, 빌려주세요.



【사이토】

그만두렴, 키리시마. 찌부러져서 돌아온다면 큰일이야.



【스이긴】

어머, 수간호사씨에게는 목의 약이 필요하려나. 상당한 잡음이 넘쳐흐르는 것 같아서.



【마츠모토】

히잇…! 저, 저기… 키, 키리시마의 팔, 고치고 올게요……! 가, 가자….



【키리시마】

아아 부탁하지.


터벅터벅터벅



【베니바라】

자, 이제 됐나요? 오늘은 쿠키를 구웠답니다.



【   】

음―… 미안, 살짝 졸려.



【베니바라】

어머, 그래요…. 알겠어요. 일어나신다면 또 들러주세요. 저 기다리고 있을게요.



【   】

고마워. 잘 자.


뚜벅 뚜벅 뚜벅 뚜벅



【베니바라】

……….


휙 획

휙! 획



【사이토】

이런이런, 수간호사씨에게는 발의 약이 필요한 게? 걷는 것만으로, 이렇게 날뛰어서는….



【스이긴】

조금의 운동이랍니다. *자, 거기서 얌전히 과녁이 되어주겠나요?


* 원문 : さあ、そこでしっかり的になっていただけるかしら。



깡!



【사이토】

어라, 문이 불쌍하게도. 선생에게 진찰받아야겠군요.



【스이긴】

그저 찰과상이에요.



【베니바라】

아아… 어쩜 불행한 날인가요. 오늘의 다과회는 무척 슬프네요. 그렇지요? …선생.



【선생】

네 말대로군. 하지만 슬픈 다과회는 꿈이야. 자 침대로 돌아가, 내일을 기다리면 된다.



【베니바라】

안녕히 주무세요 선생….



【선생】

아아, 잘 자게. *꿈 꾸는 그대여.


* 원문 : 夢見る君よ。


Happy 4th anniversary! 『FILAMENT』